대부분의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자신을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공포증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나 진단 범주가 확립되기 전에는 수줍음과 사회공포증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같은 의미로 사용해 왔습니다만, 수줍음이 많은 사람과 사회공포증은 엄연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점은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부정적인 평가를 두려워하고 낯 붉힘, 가슴 두근거림, 근육의 긴장, 식은땀 등의 신체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차이점은 수줍음이란 비교적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남들 앞에 잘 나서지 않고 소극적이며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을 말할 때 쓰는 말이지만, 사회공포증은 분명한 장애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수줍음이 많은 사람에 비해서 사회공포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훨씬 많고 회피행동을 많이 보입니다.
또한 사회공포증은 명확한 진단 기준이 있지만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서 다양하게 정의가 되며 특별한 기준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 수줍음이 많다고 느끼는 사람 중에는 상당수 사회공포증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의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은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점차적으로 약물을 감량해 나가는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두 가지 치료를 같이 하는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인지행동치료를 우선적으로 하거나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할 때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는 다른 정신과적인 합병증이나 문제가 없고,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스스로 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동기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인지행동치료에 참여 할 수 있기 때문에 부가적인 약물치료의 도움 없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사회공포증의 정도가 심하여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거나 혹은 다른 불안장애가 같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우선 약물치료를 통하여 증상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인지행동치료를 같이 하면서 약물을 감량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아주 특정한 상황에서만 겪는 불안이 있다면, 예를 들어 어쩌다 한번씩 하는 연주발표회나 면접을 볼 때, 프리젠테이션을 할 경우에만 불안이 있고 일상생활에서는 예기불안 없이 잘 지내시는 분이라면 그러한 때에만 임시방편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아주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일상적인 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서만 불안증상이 심하여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예를 들어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발표회를 할 때, 또는 여러 사람 앞에서 브리핑을 하거나 면접을 볼 때처럼 일상에서 자주 겪는 일이 아니면서 특정한 상황에 국한해서 심한 긴장이나 불안증상으로 고통을 겪는 분들은 그러한 상황이 있기 직전에 사회공포증에 처방하는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불안이나 긴장증상 없이 아주 편안하게 직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그 동안 회피해 왔던 상황에 대해서 두려움을 잊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 나중에는 약물의 도움 없이도 잘 해낼 수 있게 됩니다.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는 진료비가 더 많이 나오겠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인 경우에는 의료보험을 적용해서 처음 진료를 받는 경우(초진)에 본인 부담금이 12,000 ~ 15.000원 정도이며 처방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서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재진 시에는 1주일 약값을 포함해서 보통9,000원 정도 나옵니다. 검사를 따로 했을 경우에는 진료비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건강보험공단에 진료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는 경우는 보험적용을 하지 않고 진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진료비는 보험수가의 3배정도 나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인지치료와 행동수정요법이 결부된 치료로써, 특히 불안장애와 우울증 치료에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인지행동치료는 개인 스스로가 불안과 공황을 다루는 대처방식과 기술을 반복적으로 학습해서 완전한 자기 것으로 익히도록 지도하게 됩니다. 이러한 학습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호흡을 느리게 하는 법과 이완하는 법, 자신의 사고 방식을 확인하고 평가해서 교정하는 법, 자신을 두렵게 하는 것을 직면하여 더 이상 두렵지 않게 하는 노출요법 등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인지행동치료 과정은 각 단계에서 학습을 시작할 때마다, 먼저 교육적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게 되며, 또한 다음 치료시간까지 한 주간 훈련할 내용의 개요를 설명 듣고 과제를 할당 받게 됩니다. 이러한 과제는 치료시간에 배운 것들을 한 주일 동안 스스로 훈련을 하면서 자신의 기술로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학습하게끔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자가학습 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인지행동치료는 매일 연속해서 하지 못하고 1주일에 한번씩 할 수 밖에 없는 한가지 이유가 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과제를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가여러분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자가치료자가 되는 지름길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는 개인 및 집단으로 할 수 있으며, 다른 치료에 비해서 단기간의 구조화된 학습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교육과 연습이 중요하며, 치료기간 동안 스스로 할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불안장애에 있어서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는 어떤 치료법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가 있으며, 약물치료에 비하여 재발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예기불안과 회피행동을 감소시키며, 약물의 의존도를 낮추어 나중에는 완전히 끊을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는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게 하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인지행동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가치료자가 되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여러분의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향상시켜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지행동치료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만병 통치 약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만병통치약이나 그것 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완벽한 치료법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공황장애와 사회공포증의 경우에도 약 70-80% 정도에서 약을 완전히 끊고 극복하지만 나머지 20-30%에서는 약을 완전히 끊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약을 계속 복용해야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약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나 거부감을 갖지 마시고 담당 선생님과 꾸준히 상담해 가면서 적극적으로 약의 도움을 받아 들이고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약물치료의 기간은 병명이나 동반된 문제, 증상의 심한 정도나 신체적 상태, 유병기간, 재발 횟수, 환경적인 영향, 치료 경과 등을 고려해서 치료기간을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것이 보통이며,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기간 동안 충분한 용량으로 확실하게 치료하는 것이 보다 좋은 결과를 보입니다.
사회공포증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정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다가 단계적으로 약물을 감량해 나가는 것이 약물의 의존성을 줄일수 있고 재발을 방지하는 한가지 방법이며,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인지행동치료를 같이 받는 것입니다. 만약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다면 약물치료가 꼭 필요하며, 초발인 경우에는 최소한 6개월 이상 유지치료를 하면서 감량을 시도 할 수 있으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좀 더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울증이 2회 이상 재발한 경우에는 보다 장기간 유지치료가 필요하며 때에 따라서는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의료 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조차도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의학적으로 약물에 중독이 되었다는 의미는 약물에 심각한 의존성이 있다는 말이며, 여기에서 말하는 의존성은 신체적 의존, 심리적 의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신체적 의존은 약물에 대한 내성과 약물의 중단 시 금단증상이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내성은 같은 정도의 약물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용량이 점차 증가하는 경우를 말하며, 금단증상은 약을 끊었을 때 불안증상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증상이 안정이 되면 약물의 용량도 점차 감소되어 최소한의 효과적인 용량으로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약물의 치료적인 효과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와 상의 없이 환자 임의로 약물을 갑자기 중단한 경우에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 및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단증상도 의사의 처방대로 약의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면 대개는 별문제 없이 약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은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가질수록, 조급하게 약물을 끊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할수록 오히려 재발을 잘 하기 때문에 사실은 약물에 대한 심리적인 의존성을 더 키우게 됩니다.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편안하게 생각하고 아무런 걱정 없이 의사의 처방대로 비타민 먹는 것처럼 약을 먹다가 적절한 시기에 담당의사의 처방대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면 오히려 심리적 의존 없이 성공적으로 약을 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특히 신경증(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사용하는 약물은 아주 안전하며 부드러운 약물이며 다른 약물과 같이 병용을 하더라도 특별한 문제는 없으며 기존에 심각한 위장병, 간질환이 없다면 위장장애, 간장애도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군 복무를 면제 받는 것은 아닙니다. 군 복무를 면제받는 경우는 정신병원에 2개월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거나, 1년 이상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 중에서 정신건강의학과적 증상이 심하여 군 복무에 심히 부적합할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에 한하여 면제가 됩니다.
사회공포증과 같은 불안장애의 경우는 증상이 심하더라도 군복무 면제 판정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증상이 지속되어 계속 치료를 요할 때는 대부분 공익근무로 판정받는 경우가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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